행복한 삽질


지금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온 지 이제 2년 반, 올해로써 세번째 겨울을 나고 있다


첫해에는.. 엄청난 난방비에 놀라 자빠지고,

두번째 해인 작년에는 난방비 아낀다고 냉골인 집에서 추위에 떨며 살았다


그러나...올해는...

난방비 걱정을 확 줄이고, 나름 따뜻한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어떻게?






사실 이 집에 이사오기 전까지는 항상 개별난방을 하는 집에서만 살았다

그때는 그저 보일러를 적게 돌리면 난방비를 아낄 수 있었다

대신... 그 덕에 추위를 많이 타는 우린 항상 원하는 만큼 따뜻하게 지낼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새로 맞이한 집

이곳은 지역난방이란다.. 말로만 듣던 지역난방


처음 맞는 겨울..난방을 돌리니 방바닥이 따뜻하다..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난방비가 적게 나온다는 말도 들었던 터라 더 좋았다.

하지만... 


좋았던 기분은 딱! 여기까지였다.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달 난방비가 자그만치 18만원이 넘었다. 허거걱~! 

여기에 온수 사용료까지 더하면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지금까지 난방비로 5-6만원을 넘겨본 적이 없었는데.. 이건 완전 난방비 폭탄이다!

집 평수를 조금 늘려서 온 걸 감안하더라도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심지어, 관리소에서조차 찾아와서 난방 계량기가 너무 돌아갔다고 아껴쓰라고 한다

계량기가 한달동안 160 이상이 돌아간 것이다.. 하루 평균 5~6 정도..


헐~~!


이건 좀 억울하다. 우리가 난방을 무식하게 돌린 것도 아니다.

낮에는 거의 난방을 안돌리고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만 돌렸는데...

그래도 조금 더 아껴보고자 이런 저런 방식으로 바꿔보며... 난방 사용방식에 조금 변화를 주었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기껏해야 한달 사용량 140~160 사이에서 맴돈다...

처음에는 우리집이 탑층이라서 그런가 싶었다. 하지만 주변에 알아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다른 탑층집도 우리만큼 나오지는 않는단다.

뭔가 기계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관리소에 따졌으나, 아무 문제 없다는 대답만 돌아올 뿐...


이렇게 처음 맞은 겨울이 지나고... 다음 해 다시 겨울이 왔다.


두번째 맞는 겨울은 더 아꼈다.

낮시간에는 아예 안돌리고, 저녁시간에는 주로 생활하는 거실만을..

그리고, 잠자리에 들면서 거실은 끄고 안방과 아이들 자는 방만 돌리는 식으로

나머지 방 하나는 아예 한 번도 안돌리고 냉골로....


이렇게 해도 계량기 수치는 월간 120~140 수준.

전년도에 비해 사용량이 줄긴 했으나... 그만큼 우리 가족은 완전 추운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집에서도 옷을 두껍게 껴입고 있으면서.. 거실에 앉아서도 항상 이불을 덥고 있어야만 했다.


그랬던 우리의 겨울이...
올해 완전히 급반전을 맞으며 180도 바뀌었다.

시작은 이랬다...
전혀 난방을 틀지 않았던 작은방이 이상하게도 난방이 저절로 들어오는 것이었다..
난방을 돌리지도 않았는데 말이다...심지어 난방을 돌리는 다른 방들보다도 더 따뜻하다.
전년도까지만 해도 17~18.5도 정도 유지하던 방이었는데.. 올해는 22~23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방바닥도 전혀 차갑지 않다. 가끔은 오히려 보일러가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따뜻한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올해는 겨울을 맞이하며 생각한 것이..
'어차피 그렇게 춥게 살면서 아껴도 난방비 차이가 크지 않은데...그냥 따뜻하게 살자' 였다

대신 방식을 조금 바꿨다...

낮에는 돌리지 않고 저녁부터 아침까지만 돌리는 난방 형태는 똑같았으나

전년도까지는 희망 온도를 맞춰놓고 온도 기준으로 난방을 하는 형태였다면,

올해는 온도조절기에서 제공하는 예약난방으로 돌렸다. 1시간에 한번 10분씩 난방이 돌아가는 형태다


그래서인가... 방이 훈훈하다. 심지어 계량기의 수치도 확연히 달라졌다.

전년도에는 그렇게 아끼고 아껴도 하루에 4-5 정도가 유지되던 것이...

올해는 집안이 훨씬 따뜻한데도 하루의 계량 수치가 3-4정도 밖에 되질 않는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식사 중에 이 얘기를 했더니,

그중에 한 분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얘기를 해 주신다. 

지역난방은 원래 켰다 껐다 하면 안된다고...

그리고, 난방할 때도 특정 방을 꺼 놓으면 오히려 난방비가 더 많이 나온다고...

난방을 위해 흐르는 물이 꺼져있는 방을 지나가면서 온도가 식고, 

오히려.. 정작 난방을 켜놓은 방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계량기가 더 많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작은방의 이런 이상현상에 대해 궁금해 하던 와이프가 작은방 온도조절기에 손을 댔다.

흠... 근데 온도조절기를 만진 이후.. 갑자기 작은방의 방바닥이 차가워지기 시작...

난방되던 것이 사라지고, 훈훈하던 방이 추워졌다..

문제는 이때부터... 

다시 계량기 수치가 하루에 '6' 이상이 돌아가기 시작... 뭔가 이상하다...


갑자기 왜 수치가 늘었을까???

상황이 달라진 건 작은방이 차가워졌다는 것. 그거 하나 밖에 없었다...

이때, 직장동료의 말이 생각났다...

왠지 작은방에도 난방을 해서 따뜻하게 하면 다시 수치가 줄어들 것 같았다.



그래서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자칫 난방비가 엄청 나올 수도 있겠지만, 하루만 눈 딱! 감고.. 모든 방을 24시간 난방을 틀기로 했다.


난방을 하는 방법은 위에서 말한 것과 동일하다.

거실 및 방3개 모두 24시간 난방을 하되, 예약난방으로 1시간에 10분씩 돌아가게 한 것이다.

그러면 실제로 하루동안 난방이 돌아가는 시간은 240분. 4시간 정도다. 



결과는...




획기적이었다~!

우선, 집안이 전체적으로 훈훈하고 따뜻했다.

각 방의 온도를 보면, 22도~23.5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난방 계량기의 수치는.....

하루 동안 '2' 가 채 돌아가지 않은 것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그렇게 아낀다고 난방도 하지 않고 춥게 살았을 때도 최소 4 에서 6 이상이 돌아갔었는데...

왠지 억울하다...왜 그게 당연한 건줄만 알고 의심도 없이 살았는지...



[지역난방 열교환 방식 / 출처 : 네이버캐스트 상식백과]



이제서야 인터넷을 뒤져 봤다. 지역난방의 난방원리 때문에 그렇단다.


결국....

지역난방을 쓰면서 난방비를 아끼겠다고, 난방을 꺼두는 일은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모든 방을 전부 난방을 켜놓고, 24시간 주기적으로 돌리면서 집안 온도를 어느정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난방비를 아끼는 방법이다

심지어, 외출을 하더라도, 난방을 끄지 말고 켜놓는 것이 낫다

(난방을 off 로 하지 말고, 희망 온도를 1-2도 정도 낮춰놓는 것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특정 방을 꺼놓는 것은 오히려 난방비를 올리는 지름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난방을 껐다가 떨어진 온도를 올리기 위해 희망온도를 높여놓고 급하게 난방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예를 들어, 외출 등으로 난방을 껐다가 집에 들어오니 18도라고 치자.

난방을 위해 희망온도를 바로 24도로 맞추는 일은 절대 금물!

이런 행동은 난방비 폭탄을 맞기 딱 좋은 케이스라고 한다.

작년까지 우리집이 그랬다! ㅠㅠ


세대 배관의 난방수가 식어서, 난방 재가동에 불필요한 유량이 발생하면서 난방비가 올라 간다고 한다


온도를 올리고 싶으면, 처음에는 19도로 맞추고, 온도가 올라가면 다시 20도로 맞추고..

이런 식으로 1도씩만 올리는 것이 난방비를 아끼는 방법이라고 한다.


우리집처럼 예약시간 설정이 가능한 온도조절기가 설치되어 있다면,

1시간에 10분씩만 돌아가게 해놔도 충분히 절약하며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다


올해부터는 난방비 걱정 없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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